거의 20일이 넘게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별다르게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마냥 놀 수도 없고 해서, 오래전에 사놓고 방치해두었던 <전체를 보는 방법>을 읽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손에 먼지가 묻어나올 정도로 오래 방치되어 있었지만, 복잡계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을 다시 리마인드 하기에는 충분했다.

사실 내용 자체가 새롭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래전에 읽었던 여러 복잡계 개론서의 내용과 대동소이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용 자체만 놓고 보자면 마크 뷰캐넌의 책들보다는 낫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넥서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사회적 원자> 같은 책들을 이미 읽었다면,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을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감기 기운인지 약 기운인지 모르게 헤롱대는 상태에서 드는 생각은, 역시 “방법”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복잡계 개론서들을 여럿 읽고 관련 개념이 무엇인지 대략적인 감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를 잘 숙지하고 연마하여, 적절한 연구 주제와 결합함으로써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연구들을 먼저 잘 읽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결국 다시 원점이다. 논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남의 논문들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것.

어쨌든 최근에는 복잡계 관련 개론서나 대중서들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재밌는 책이 나오면 또 읽어봐야겠다.